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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존주의 vs 초현실주의 예술가 이야기, 실존주의, 초현실주의, 비하인드

by 차몽로그 2025. 4. 6.

예술은 시대와 철학, 그리고 인간 내면을 반영하는 거울입니다. 특히 20세기 초반부터 중반까지 유럽을 중심으로 전개된 실존주의초현실주의는 서로 다른 철학적 배경을 기반으로 하면서도 인간의 정신 세계를 깊이 파고든 예술 운동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실존주의는 인간 존재의 본질과 불안, 고독, 죽음 같은 본질적인 문제를 예술로 형상화했으며, 초현실주의는 꿈과 무의식의 세계를 탐험하며 이성의 한계를 넘어선 창조를 추구했습니다. 본 글에서는 실존주의와 초현실주의를 대표하는 예술가들의 작품과 철학, 그리고 그들만의 독특한 창작 비하인드까지 깊이 있게 비교하며 살펴봅니다.

실존주의 예술가들의 내면 고백

뭉크 절규 이미지
뭉크 - 절규, 1893

 

실존주의는 2차 세계대전 이후 유럽의 허무와 절망 속에서 등장한 철학으로, 인간은 세계에 던져진 존재이며 스스로의 삶을 선택하고 의미를 창조해야 한다는 사상을 중심에 둡니다. 이 철학은 문학, 연극, 영화뿐만 아니라 회화에서도 뚜렷한 흔적을 남겼습니다. 실존주의 예술가는 인간 내면의 고통, 불안, 그리고 죽음을 작품을 통해 직면하고 표현하며, 이를 통해 진정한 ‘자기다움’을 찾으려 했습니다.

대표적인 실존주의 예술가 중 한 명인 에드바르 뭉크(Edvard Munch, 1863~1944)는 인간의 정서적 불안과 외로움을 시각적으로 가장 강렬하게 표현한 화가입니다. 그의 대표작 『절규』는 인간 존재의 깊은 공포와 혼란을 화면 가득 전달하며 보는 이로 하여금 강한 감정적 반응을 불러일으킵니다. 뭉크는 유년 시절부터 가족의 죽음, 병약한 건강, 외로움 속에서 자라났고, 이 모든 경험들이 작품의 배경이 되었습니다. 그는 일기장에 “예술은 피로 쓰는 것”이라 표현하며 고통 그 자체를 창작의 원천으로 삼았습니다.

또 다른 실존주의 화가 프랜시스 베이컨 (Francis Bacon, 1909~1992) 은 인간의 고통과 내면의 폭력을 극단적으로 표현한 인물입니다. 그의 그림에는 인물의 신체가 일그러지고, 얼굴은 왜곡되어 있으며, 종종 화면 자체가 찢어질 듯한 긴장감을 가집니다. 베이컨은 “진실은 늘 불쾌하다”는 신념 하에 인간의 본성과 욕망을 숨김없이 드러내며, 전통적인 미(美)에 반하는 충격적 회화를 통해 관람자의 내면을 흔들었습니다. 그는 실제로 격렬한 사랑과 폭력적인 관계를 반복하며 살아갔고, 그 혼란과 파괴적인 감정은 고스란히 작품에 반영되었습니다.

실존주의 예술가들의 공통된 특징은 ‘아름답게’ 그리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그들은 삶의 비극성과 인간 존재의 허무함을 미화하지 않고 정면으로 응시합니다. 이로 인해 때로는 불편함을 주기도 하지만, 그 안에는 누구도 피해 갈 수 없는 삶의 본질에 대한 치열한 질문이 담겨 있습니다. 실존주의 예술은 고통을 피하지 않고 끌어안음으로써 진정한 인간 이해에 도달하려는 예술적 투쟁이라 할 수 있습니다.

초현실주의 예술가들의 꿈과 환상

르네 이미지의 배반 이미지
이미지의 배반, 1929, 캔버스에 유채, LA 카운티미술관 출처 : https://www.sedaily.com/NewsView/1RYFJFYRIR

 

초현실주의는 1924년 프랑스 시인 앙드레 브르통의 ‘초현실주의 선언’으로 본격화되며, 프로이트의 정신분석학에 영향을 받아 무의식, 꿈, 자동기술(automatisme)을 통해 새로운 예술세계를 개척하고자 했습니다. 이 운동은 현실을 초월한 이미지와 상징, 논리의 전복을 통해 예술의 경계를 확장시켰습니다.

초현실주의의 대표적 인물인 살바도르 달리(Salvador Domingo Felipe Jacinto Dalí i Domènech, 1904~1989)는 스페인 출신의 기괴한 천재로, 그의 작품은 보는 이로 하여금 꿈을 꾸는 듯한 감각을 선사합니다. 대표작 『기억의 지속』은 녹아내린 시계들이 사막 위에 놓인 풍경을 보여주며, 시간의 상대성과 무의식의 흐름을 시각화한 작품입니다. 달리는 "나는 마약 없이 환각을 그릴 수 있다"고 자부했으며, 무의식의 이미지를 생생하게 재현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수면 유도 상태에 자신을 놓기도 했습니다. 그는 심리학적 실험, 종교적 상징, 성적 상상력이 결합된 독창적인 세계를 통해 초현실주의의 아이콘으로 자리매김했습니다.

르네 마그리트(Rene Magritte, 1898~1967)는 벨기에 출신의 초현실주의 화가로, 달리와는 다른 차원의 철학적 작품을 남겼습니다. 그의 대표작 『이미지의 배반』은 파이프 그림 아래 “이것은 파이프가 아니다(Ceci n’est pas une pipe)”라는 문구를 통해 이미지와 현실 사이의 괴리감을 일깨워줍니다. 마그리트는 일상적인 사물을 기묘하게 조합하거나, 익숙한 풍경에 낯선 요소를 배치함으로써 현실 그 자체를 의심하게 만듭니다. 그는 “그림은 눈을 통해 사고하게 만드는 도구”라 말하며 시각적 아이러니를 철학적으로 풀어냈습니다.

초현실주의 예술가들은 작품을 통해 관객의 무의식과 상상력을 자극하고, 익숙함 속에 숨겨진 낯섦을 드러내는 데 주력했습니다. 그들의 작품은 단순한 환상이 아니라, 현실을 새롭게 해석하고 인식의 전환을 유도하는 강력한 도구였습니다. 꿈과 환상이 주는 감각적 즐거움 뒤에는, 현실에 대한 철저한 비판과 탐색이 숨어 있었던 것입니다.

실존주의와 초현실주의의 비하인드 비교

실존주의와 초현실주의는 철학적 배경과 표현 방식에서 분명한 차이를 보이지만, 인간의 본질을 탐구한다는 점에서는 공통적인 목적을 지니고 있습니다. 실존주의는 ‘왜 존재하는가’,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에 집중하며 감정과 사유를 표현하고, 초현실주의는 ‘보이지 않는 무의식의 세계’를 끄집어내 현실 너머의 세계를 시각화합니다.

실존주의 예술가의 비하인드는 대체로 고통과 싸움의 기록입니다. 뭉크는 가족을 잃은 충격, 정신병원에 입원한 경험 등 감정적 외상을 그림으로 승화시켰고, 베이컨은 불우한 가정사와 폭력적인 연애 경험을 통해 끊임없이 ‘고통 속의 인간’을 그렸습니다. 이들의 창작 행위는 자신과의 치열한 싸움이자, 고독 속에서도 의미를 찾으려는 필사적 몸부림이었습니다.

반면 초현실주의 예술가의 비하인드는 자유로운 상상과 실험의 연속이었습니다. 달리는 현실의 상식을 뒤집기 위해 고양이를 공중에 던지거나, 수면 중 떠오른 장면을 캔버스에 즉흥적으로 그리는 등 창작 자체가 하나의 퍼포먼스였습니다. 마그리트는 철학적 사고와 일상적인 아이템을 결합해 ‘보는 것’과 ‘믿는 것’ 사이의 간극을 예리하게 찔렀습니다. 이들은 예술을 통해 사람들의 사고방식을 뒤흔드는 데 집중했습니다.

궁극적으로 두 사조의 예술가들은 각자의 방식으로 인간 정신의 깊이를 탐험했습니다. 실존주의는 감정의 바닥까지 내려가는 방식으로, 초현실주의는 상상의 끝을 향해 달리는 방식으로 도파민을 자극합니다. 서로 다른 접근이지만, 모두 ‘인간다움’의 정수에 닿기 위한 여정이었습니다. 예술의 힘이란 바로 이처럼 다르게 질문하고, 다양하게 표현하며, 궁극적으로 인간 존재를 되묻게 하는 데 있습니다.

 

실존주의와 초현실주의는 서로 다른 길을 걸었지만, 인간 정신의 미로를 탐험하려는 공통된 열망을 공유했습니다. 실존주의는 고통과 불안, 실존적 진실을 직시하며 깊은 사유를 이끌어냈고, 초현실주의는 무의식과 상상, 꿈의 자유로움 속에서 새로운 표현 세계를 열었습니다. 이 예술가들의 비하인드는 단순한 일화나 에피소드가 아닌, 인간 정신의 작동 방식과 감정의 복잡성을 풀어내는 열쇠와도 같습니다. 지금 이 순간, 그들의 작품과 이야기 속으로 한 걸음 더 깊이 들어가 보세요. 여러분의 감정과 인식의 지평이 확장되는 놀라운 체험이 기다리고 있을 것입니다.